[김현정 교수 칼럼] 고령자 건강은 구강건강 관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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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3회 작성일 25-04-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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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건강은 구강건강 관리부터

한국은 이제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국의 20%, 1000만 시대에 고령자의 삶의 질과 건강관리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흔히 구강건강은 단순히 치아관리 정도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구강에 있는 구조물인 치아, 치주, 혀, 점막, 근육, 편도선뿐만 아니라 침, 미생물총(마이크로바이옴) 등 고령자의 전신 건강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구강건강은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넘어 영양 섭취, 대화와 미소 등 사회적 교류, 전신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치아가 건강하면 제대로 씹을 수 있어 소화 흡수가 원활해지고, 이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로 이어져 전신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반면 노화로 인하여 치아가 부족하거나 잇몸병 등으로 구강상태가 나빠지면 음식섭취가 어려워지고, 영양부족으로 인한 구강노쇠, 면역력 저하 및 염증 증가, 전신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구강건강이 나빠지면 혈당 조절도 잘 안 되고, 당뇨 환자의 구강건강은 비당뇨인에 비하여 약 2~3배 더 나쁘다.

구강관리가 소홀해져 발생하는 가장 큰 위험은 바로 흡인성 폐렴이다. 노인의 경우 삼키는 능력이 떨어져 음식물이나 구강세균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 과정에서 구강 내 세균이 폐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1989년부터 일본치과의사회와 후생노동성이 ‘8020 캠페인’을 통해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유지하면 전반적인 건강증진뿐만 아니라 흡인성 폐렴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는 근거를 기반으로 장기요양보험인 개호보험에서 여러 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예방관리 보건사업 역사에서 중요한 성과인 ‘8020 캠페인’ 결과 1989년 80세에서 20개 자연치 보존율은 약 7%에서 2016년 약 50% 이상으로 고령자 건강수명 연장에 크게 기여하였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구강건강 문해력이 낮아 고령자 구강건강 관리 수준은 매우 낮다. 많은 고령자가 최대 6개월마다 정기적인 치과방문을 하지 않고, 잘못된 칫솔질 방법을 지속하거나 잘못된 건강상식으로 인한 치아 마모나 점막 질환 등 구강관리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또한 경제적인 이유로 치과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더구나 돌봄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들도 틀니관리는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구강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에서 올바른 칫솔질 습관과 구강건강 보조기기의 활용이 필요하다. 칫솔뿐 아니라 치실, 구강세정기 등을 활용하여 치아에 붙어 있는 플라그뿐만 아니라 구강점막과 구강유해균 총량 및 염증물질도 세정해야 한다. 적어도 1년에 2번 정도는 치과를 방문하여 구강상태를 점검하고 스케일링과 충치나 치주염 조기치료를 받아야 한다.

금년부터는 요양시설에서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구강관리 교육 및 서비스가, 내년에는 재가 고령자를 위한 방문 구강관리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강건강은 단순히 구강 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고령자의 삶의 질, 더 나아가 의료보험료와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적 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이제라도 구강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고령자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는 건강한 입속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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